우리의 소원은 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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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0-17 17:45 조회19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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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자립? [장지용/前 자폐인 모임 estas 조정자]
내가 건너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발달장애인이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이 내용은 지면상 설명한다면,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정리하는 것 이외에는 어렵다. 그렇게 내가 내린 결론은 자립생활이 결국 답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그자의 삶은 결국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게 됨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자립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아직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이나 자립 가능성에 대한 의심, 최근 미추홀구 등지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전세사기 사건 등 주거 관련 불안정, 지속 가능한 생활비 마련 등 각종 어려운 문제점이 많아서 그렇다. 그렇다고 집에 계속 있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일단은 부모의 고령화, 가족들의 부양 부담 증가, 부양에 따른 시간적 낭비와 개인 시간의 상실 등의 요건들도 결국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이 결국 답이 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
[지금은 어떻게든 자립생활 가까이 실천하고 기획하는 중]
필자도 사실 자립생활에서 이제 남은 것은 독자적 주거에 따른 생활 양식의 변화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 이외 행동 등에 대한 것은 독자적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심지어 주요 물품도 점점 필자 개인 예산으로 지출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23년, 사상 처음으로 완전히 개인 예산만으로 사진 작업을 위해 필요한 카메라를 구매했다. 또한, 의류도 점점 개인 예산을 기반으로 구매하기 시작해서 점점 ‘스타일 현대화 작업’이라고 거창한 이름을 붙여가며 예전 옷을 새 옷으로 바꾸는 작업도 개인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식당의 음식 주문이나 배달음식을 혼자서 시켜 먹는 것은 이미 예삿일이 된 지 한참 되었다.
행동하는 것도 이제 거의 독립적인 생활에 가까워져서, 얼마 전 제2회 한일신경다양인교류회 참석차 일본 도쿄에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굳이 가족의 영향이 있는 것이라고는 아버지의 항공 마일리지를 가져오는 것과 어머니가 부탁해온 ‘병아리빵’이라는 일본 과자를 사 오라고 요구한 것, 일정을 마치고 투숙 시간이 되면 전화로 안전하다고 연락하는 것 정도뿐이었다. 그 외 일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서 필자는 휴가 시간에는 도쿄를 자유롭게 여행하기도 했고, 거기서도 사진 촬영이 계속되었고, 식당과 카페에서는 어김없이 자유롭게 먹고 마시기도 했다.
생활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생활비용 대다수는 이제 개인 노동이나 집필, 강연 등을 통한 월급과 수당 등을 총동원해 독자적인 비용을 기반으로 예산이 꾸려진다.
이렇게 상당수 자립화한 필자에게 이제 크게 남은 위기는 단지 주거의 독립뿐이다. 주거만 독립하게 되면 필자가 구상한 생활 양식 등을 자유롭게 실천할 수 있고, 이제 주위의 간섭은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필자가 압박이나 두려움 때문에 실현할 수 없었던 것도 실행할 생각이 많다.
문화생활도 마찬가지이다. 문화생활도 눈치 보이거나 경쟁적인 태도로 비칠까 봐 함부로 시행하지 못했던 각종 문화생활도 자유롭게 즐기고 싶다. 야구 경기와 영화 관람에 이어 이제 역사유물이나 사진 전시회 등도 즐기고 싶고, 심지어 특정 프로그램만 줄곧 시청하는 아버지의 TV 시청 습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TV를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소한 희망도 있다.
[발달장애인이 자립생활하면 좋거든요]
발달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하는 것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하고 이점이 되는 부분이 있다.
먼저 개인의 관점에서는 부모나 시설 관리자의 눈치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활 양식대로 살 수 있는 점이 있다. 생활 관리가 굳이 걱정된다면 컨설턴트 정도가 방문하는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과거 서구권의 부유층에 있었고 지금은 고양이 사육을 하는 자를 일컫는 단어로 변화한 ‘집사’ 같은 것 정도만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필자는 치킨에 비유하면서, “시설 생활을 하면 치킨을 위에서 줘야 먹을 수 있다면, 자립생활을 하면 내가 치킨이 당길 때 내가 원하는 메뉴로 시킬 수 있다”라고 자립생활의 이점을 설명할 정도다.
가족의 관점에서는 발달장애인 부양 부담이 자연히 사라지면서 부모는 이제 자신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영원히 그 신화를 지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필자의 부모도 이제 같이 생활하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생활 부담은 ‘밥 차리는데 신경 쓰이는 것이 남은 것’ 정도밖에 없을 정도이다.
정부와 사회 관점에서도 심지어 발달장애인 관련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돌봄 관련 예산 등이 자연히 다른 발달장애인 예산으로 돌려보낼 수 있고, 자립생활 관련 예산은 사실 시설 유지에 드는 비용보다 더 예산 대비 효율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세수(稅收)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근로소득세뿐만 아니라 현행 체계에서는 주민세를 인두세 방식이 아닌 가구당 정액 부과이기 때문에 독립 가구가 되면 자연히 주민세를 더 거둘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두세를 거두기에는 지난 1990년 영국에서 벌어진 이른바 ‘인두세 폭동’(Poll Tax Riots)과 같은 결말이 될 것이다.
굳이 손해를 보는 집단이 들자면, 시설 관리 운영을 하는 법인 정도밖에 없으니 다들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뱔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을 향해 가자]
그렇지만 이제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을 향해 챙겨야 할 일은 그 앞에 산들이 많다.
전세사기의 늪을 지나 발달장애인의 독립적인 주거를 확보하는 문제는 이미 성남시에서 추진하는 발달장애인 공동주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주거단지로 생활은 독립적으로 생활하되 주거 관리 등에 대한 것은 일부 관리자가 있는 방식이라고 들었다. 이 문제는 인천시에서 실행한다면 인천도시공사 등과 결합하면 좋은 대안이 될 듯하다. 다만 이 주거 문제는 UN CRPD의 ‘시설’ 규정을 주의하는 것이 유일한 과제일 것이다.
발달장애인 고용도 안정적일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은 여러모로 중요한 지점이지만, 발달장애인 고용은 단순히 발달장애인을 일시적으로 고용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고용할 수 있어야 하는 지점이 있다. 필자마저 최근 2년간 단기간 고용을 전전하고 있는 형국이라, 그 불안정성의 여진은 꽤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복지 정책 등 정책도 자립생활을 자극하게끔 할 정책적 유인도 필요할 것이다. 정부 관점에서는 발달장애인 고용과 자립생활이 결국 세수(稅收) 확대를 위해서라도 더 유리한 지점이 있는 점을 다시금 잊지 않고 이 두 축을 중심 정책으로 개편하는 것이 과제라 하겠다.
부모도 ‘온실’ 같이 키우는 것 보다, 점점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심지어 어느 부모는 발달장애인 자녀가 처음으로 식당에서 혼자 음식을 시켜 먹은 것에 놀라워했던 이야기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것에서도 뿌듯함을 느꼈다고 이야기했으니 말이다.
발달장애인들의 소원도 결국 다른 것 없다. 나 스스로 살고 싶은 이야기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MBC 〈나 혼자 산다〉를 의도대로 제대로 편성하려면, 연예인보다 자립생활을 실천하는 발달장애인에게 카메라 시선을 돌리는 것이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이 역설적으로 발달장애인에게 유익하다]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은 그런 여러 이야기가 얽혀있지만, 결국 발달장애인에게 유익한 지점이 될 것이다. 발달장애인이 혼자 생활하기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런 것을 만든 책임은 사실은 시설 같은 곳에 있을 것이다. 필자의 주위에도 몇몇 발달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실현하는 중이다. 최소한 필자의 그룹인 estas는 행동 분야 정도는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발달장애인이 자유롭게 사는 삶은 결국 다른 위험 부담을 줄이게 되고, 내가 느끼는 삶이 결국 다른 분야에서도 안전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 기반에는 자립생활이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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