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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마을은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에 예술가빌리지를 만들어
공항도시의 특성을 살린 국제교류문화거점을 추진하는 것이 중장기 비전입니다.
빈곤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아시아의 장애인 예술가단체와 예술가들은 국제교류를 통해 철학이 있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여는 틈 10호(2016년 3월 22일) 꿈꾸는마을오케스트라 '별에서 온 사람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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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2-15 13:19 조회3,0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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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여는 틈 10호]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별에서 온 사람들

2016/03/22 18:06

 

 

 

 

“거룩한 천사의 음성, 내 귀를 두드리네....”

 

인천 소래아트홀 대공연장에 마음을 두드리는 합창 소리가 울려 퍼진다. 비록 전문 합창단의 매끄러운 하모니는 아니지만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는 합창이다. <라 쿠카라차>의 흥겨운 리듬에 단원들도 무릎으로 박자를 맞추고, 객석에선 신이 난 한 학생이 일어나 지휘자 춤을 춘다.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리는 게 아니라 그 모습에 같이 유쾌해진다. <사랑으로>의 곡이 시작되자 합창단원의 어머니들이 무대에 오르고 지휘자는 객석 쪽으로 돌아 지휘를 하며 관객들의 합창을 유도한다. 손을 가슴에 얹고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원들,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지는 어머니들, 더욱 격정적으로 팔을 젓는 객석의 지휘자, 눈시울이 촉촉해진 300여 명의 관객들 모두 곡의 마디마디로 가슴을 적신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이준범(18·인천 신송고 3년)군과 피아니스트 김지혜 씨가 두 대의 피아노의 뚜껑을 열고 선보인 웅장하고 풍성한 ‘동물의 사육제’ 전 14악장 연주였다. 연주자들의 상상력이 필요한 수준 높은 곡으로 14악장 전체의 연주를 듣기란 어디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오동한 씨를 비롯한 첼리스트 4명의 백조 연주, 클라리넷 연주자 김유경 씨의 뻐꾸기 연주 등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각 동물의 특성을 살린 각 악장을 선보일 때는 관객들도 경쾌하고 즐거운 예술여행을 할 수 있었다.

 

 

 

꿈꾸는마을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병준 씨(부평신포니에타 예술감독)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오늘처럼 조화롭고 완성된 오케스트라 하모니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합창이나 오케스트라는 서로의 소리를 듣고 교류하는 사회적인 작업입니다. 처음에는 단원들이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화를 이뤄내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깨닫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의 거칠었던 소리가 부드럽게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꿈꾸는마을 합창단 지휘자 김진석씨(인천시립합창단)는 ‘말문이 열리지 않는 청년들이 노래를 하면서 귀가 열리는 기적을 맛보고 있다’고 전한다.

 

“꿈꾸는마을 합창단원들을 만날 때마다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연습하는 2시간 동안 열정이 정말 대단합니다. 말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소리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의 합창 공연은 아직 미흡하지만 일반 합창단을 보는 시각으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투박하지만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콘트라베이스를 켜는 김지연 단원의 경우 합창단 공연도 같이 하는데 노래를 예쁘게 아주 잘 한다고 김진석 지휘자가 귀띔을 한다. 말로 표현할 때와 다른 매력이 가지고 있다는 그녀에게 오늘 공연을 한 소감을 물었다.

“좋은 게 좋아요. 다 신나요. 다 하는 거예요.”

 

 

이날 공연을 누구보다 감동스럽게 지켜본 꿈꾸는마을 영종예술단 정창교 단장은 오늘의 연주회는 기적이자 희망이라고 말한다.

 

“올 3월 한국장애인재단의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오디션을 거쳐 단원들을 선발했을 때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오늘의 성장이 더 가슴을 벅차게 합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폐인처럼 방치된 발달장애인이 음악이라는 예술을 통해 다시 살아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꿈꾸는마을 오케스트라는 14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재학중인 성인 8명과 각 학교의 추천을 받아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청소년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장애인들은 사회 속에서 서로 주고받으며 예술을 보고 느낍니다. 장애인들은 항상 받기만하고 예술을 표현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에 무엇인가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예술을 통해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하고 공연의 수익을 올려 월급을 가져가고 예술인으로서 사회적 자긍심을 갖게 하고자 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인 부모회를 중심으로 첫발을 내딛게 됐는데 부모님들의 희생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지고 인천이라는 지역사회가 힘을 보태어 발달장애인들이 자립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다행이 인천시와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지원을 해 주어, 우리 아이들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뿐만 아니라 인천 전 지역과 세계에서도 공연을 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문화예술을 나누는 예술단이 되는 것이 꿈을 꾸고 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 출연자 대기실은 긴장을 털어내고 활짝 웃는 아이들의 미소와 이들이 대견한 어머니들의 기쁨의 눈물과 박수가 뒤엉켜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다 맞춰보니 좋았어요. 힘들었지만 참고 했어요. 할 땐 참고 쉴 때 쉬면되니까요.”

(비올라 이진웅 군, 만수고 1학년)

 

“오늘 정말 행복합니다. 오늘 같이 행복한 날이 있어 그동안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습니다.”

(합창단 이기호 군 어머니)

 

“아이가 막 소리를 지르곤 했어요. 그래서 소리 지르듯 마음껏 불어보라고 플루트를 시작했는데 그 뒤로 소리에 민감해지고 안정적으로 변했어요. 혜림이가 연주하는 순간은 항상 저에게 감동입니다.”

(플루트 박혜림 양 어머니)

 

 

 

예술단 단원들과 그 가족들의 기쁨과 감동의 에너지가 앞으로의 발걸음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그들의 앞날을 <세상을 여는 틈>은 항상 응원한다.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이기에 더 진한 감동을 주었던 <별에서 온 사람들>의 특별한 공연의 여운이 아직도 진하게 남아 있다.

 

 

취재. 이현정/ 사진. 강성호

 

 

 

 

 

<본 내용은 한국장애인재단 정기간행 인식개선잡지, '세상을 여는 틈' 10호에서 일부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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